“한국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중학생 30명 ‘총살형’, 北 전역에서 김정은 욕 ‘대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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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살 공포에도 北 한류 열풍
김정은 이름 부르고 욕까지
70년 철권통치 체제 무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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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서 한류 열풍 / 출처 : 연합뉴스·게티이미지뱅크

“예전엔 입 밖에도 못 내던 장군님 이름을 그냥 부르고, 화가 나서 욕도 한다.”

2011년 탈북해 한국 정착 15년차인 한송미씨(31)가 전한 북한 내부 분위기는 충격적이다. 중학생까지 총살하는 공포 정치에도 주민들은 ‘배째라’ 마인드로 한류를 추종하며 정권에 저항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문화 현상이 아니라, 70년 철권통치 체제가 주민 통제력의 임계점을 넘어섰다는 정치적 신호다.

한씨는 “코로나로 죽어 나가는데 김정은은 핵무기 개발에 천문학적 돈을 쓴다는 걸 국경 지역 주민들이 다 안다”며 “사람들이 이제 ‘될 대로 돼라’고 한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한 “김정일 사망 애도 기간에 남한 콘텐츠를 본 중학생 30명이 적발되었고, 모두 총살당할 것이라고 한다”고 폭로했따.

2009년에는 드라마 CD를 판 20대 남성이 공개 처형됐다. 새벽 2~3시 가택수색도 일상화되었으며, 보통 3명씩 팀을 꾸려 문을 두드리고 플래시로 자는 사람 얼굴을 비추며 짐을 전수 조사한다.

총살 공포에도 멈추지 않는 한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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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청년 / 출처 : 연합뉴스

북한의 한류 단속은 이미 효과를 잃었다. 한씨는 “아무리 단속해도 막나간다”며 “말투나 억양까지 따라하는 등 걷잡을 수 없게 한류를 추종하다 보니 더 엄한 법이 나왔다”고 말했다.

2021년 아시아프레스 조사에 따르면 북한 청소년들 사이에서 한국식 말투가 서투르면 바보 취급을 받을 정도로 한류가 일상화됐다.

장마당 경제화도 한류 확산을 가속화했다. 북한 주민들은 생활 수요의 80~90%를 장마당에서 해결하며, 장마당 관련 종사자와 가족을 포함하면 주민 1/3 이상이 수입의 2/3 이상을 장마당에서 얻는다.

이 비공식 유통망을 통해 조선족과 재일동포 경로로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정기적으로 유입된다.

혼수용품에 쿠쿠 압력밥솥과 한국산 화장품, 한복이 필수가 됐고, 한국 드라마 영향으로 꽃다발 선물과 ‘사랑해’ 등의 표현을 사용하는 고백 문화까지 생겨났다.

정권 불신의 구조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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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장거리포·탄도미사일 타격 훈련 / 출처 : 연합뉴스

주민들의 ‘배째라’ 심리는 정권에 대한 깊은 불신에서 비롯된다. 코로나 사망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도 핵무기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모순이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분노를 촉발했다.

한씨는 “주민들도 핵무기에 들어가는 천문학적 비용을 다 안다”며 “엄청나게 화가 나 있다”고 전했다.

정권의 이중성도 불신을 키운다. 김정은은 한국 문화를 ‘양키 문화’로 공개 비난하면서도 한국 영화 ‘명량’, ‘한국인의 밥상’, ‘생로병사의 비밀’ 등을 시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남한 가수의 평양 콘서트를 허용하기도 했다. 이런 모순이 주민들에게 “지도부만 누리는 특권”으로 인식되면서 체제 정당성이 약화되고 있다.

한류가 만드는 새로운 정치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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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청년 / 출처 : 연합뉴스

한류는 북한 주민들에게 단순 오락이 아닌 희망의 창으로 기능한다.

한씨는 “내 주변에도 한류 콘텐츠를 보고 탈북한 분들이 여러 명 있다”며 “고립된 삶을 살던 사람들에게 ‘이게 가능하구나, 희망이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기 때문에 북한에서도 이를 ‘불순 녹화물’로 지정해 막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당국이 중학생까지 처형하는 극단적 대응을 하는 것은 한류를 정권 안정성에 대한 실질적 위협으로 인식한다는 방증이다. 단순한 문화 통제를 넘어 체제 위협 차원의 대응인 셈이다.

그러나 ‘배째라’ 마인드로 무장한 주민들의 저항은 이미 통제 범위를 벗어났다.

북한 체제의 균열은 한반도 정치 지형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포 정치로도 막을 수 없는 한류 확산은 북한 정권의 통제력 약화를 의미하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체제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정권의 더 강력한 억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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