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일본 땅’이라더니
갑자기 반전 대응
다카이치 총리의 속내

최근 일본 중의원 총선에서 자민당이 단독 과반(233석) 이상을 확보하며 압승을 거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오히려 독도 문제에서 ‘제동’을 걸고 있다.
2024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다케시마의 날에 장관이 당당히 나가야 한다. 눈치 볼 필요 없다”며 강경 기조를 보였던 그가, 정치적 기반을 확보한 지금 기존 차관급 참석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월 22일 시마네현 주최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앞두고, 다카이치 정권의 이 같은 ‘반전 대응’이 한일 관계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은 아카마 지로 영토문제담당상이 행사 초청을 받았으나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정부는 2013년부터 2025년까지 13년 연속 차관급 정무관을 파견해왔는데, 올해도 이 수준이 유지되는 셈이다.
다카이치 총리의 지지 기반인 일본 보수층에서는 “독도 입장 후퇴”로 인식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럼에도 다카이치 정권이 이 같은 선택을 한 배경에는 정교한 정치 공학적 계산이 작용하고 있다.
압승 후 더 신중해진 정치 공학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중의원을 전격 해산하고 “정책 대결이 아닌 총리 적합성을 묻는 선거”로 프레임을 단순화시켰다.
그 결과 자민당은 단독 과반을 훨씬 넘는 의석을 확보했고, 일본유신회와 합산하면 302~366석(총 465석 중)에 달하는 압도적 여당 연합을 구축했다. 정치적 위임을 확보한 상황에서 독도 문제에 강경 대응할 여력은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는 2025년 11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정부 대표에 대해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며 “(한·일) 두 정상이 리더십으로 이를 관리하겠다는 뜻을 교환했다”고 답했다.
총재 선거 당시의 강경 발언과는 확연히 다른 온도다. 이는 선거 승리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안정적 집권 기반 구축이 우선이라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한 정가 관계자는 “총선 압승으로 제동 장치가 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오히려 다카이치는 장기 집권을 위해 불필요한 외교 갈등을 최소화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셔틀외교와 경제 우선 민심이 만든 ‘제스처’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기조 배경에는 한일 정상 간 셔틀 외교가 자리한다.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0월 경주 APEC 정상회의에서 첫 회담을 가진 데 이어, 지난달 13일 나라현에서 두 번째 정상회담을 진행하며 상호 신뢰 구축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일본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이 ‘경제·물가 안정’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다카이치 정권의 최우선 과제는 평화헌법 개정이나 독도 같은 상징 이슈가 아니라 실물경제 회복이다.
여기에 중국과의 갈등이 봉합될 기미가 없는 상황도 변수로 작용한다.
일본은 한국을 자국 편으로 끌어당기려는 전략적 필요성이 커졌고, 독도 문제에서의 원론적 대응(현상 유지)은 한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려는 최소한의 제스처로 해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다케시마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기본 입장만 되풀이하며, 실제 행동에서는 한국을 자극하지 않는 균형감을 유지하고 있다.
‘개헌’이라는 상징 뒤 방산 확장 전략

전문가들은 다카이치 정권의 실제 전략이 독도 같은 역사·영토 현안보다 방산 확장에 맞춰져 있다고 분석한다. 일본은 2022년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 등 세 문서를 통해 방위산업 기반을 전력의 일부로 규정했다.
개헌은 상징적 목표로 내세우되, 실제로는 행정부 판단만으로 추진 가능한 방산 수출과 군사 협력을 가속화하는 이중 구조다.
한 전략 연구자는 “개헌을 항상 가능한 의제로 유지하며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그 사이 방산 수출을 통해 군사적 역할을 먼저 넓혀가는 것이 다카이치의 실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맥락에서 독도 문제는 일본의 군사적 확장이 얼마나 ‘정치화’되는지를 보여주는 정밀한 기압계 역할을 한다.
다카이치 정권이 독도 현안에서 원론적 대응을 유지하는 것은, 방산 확장과 헌법 개정이라는 더 큰 목표를 위해 한국과의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3월 19일로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핵추진 잠수함 도입 등 방위력 강화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당분간 다카이치 정권은 독도 문제보다 실질적 군사력 확장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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