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가 진짜였어” …’장대한 분노’ 작전이 드러낸 알고리즘 전쟁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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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2월 28일, 미군은 이란을 향해 ‘장대한 분노’ 작전을 개시했다.

단 24시간 안에 1,000여 개의 표적이 타격됐다. 인간 참모진이 수일을 매달려야 할 분석을 AI가 수초 만에 끝낸 결과다.

이 작전은 AI가 전쟁의 ‘보조 도구’를 넘어 ‘설계자’로 도약한 역사적 전환점으로 기록된다.

미 '장대한 분노', 이란 눈부터 가렸다…감시망 무력화 뒤 기습 | 연합뉴스
미 ‘장대한 분노’, 이란 눈부터 가렸다…감시망 무력화 뒤 기습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이 작전의 핵심에는 미군의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Maven Smart System, MMS)이 있었다.

여기에 탑재된 AI는 앤트로픽의 ‘클로드(Claude)’다. 클로드는 수백 개의 표적을 제안하고 정확한 좌표를 산출했으며, 중요도에 따른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사후 타당성 평가까지 수행했다.

정보 평가, 목표물 식별, 전장 시뮬레이션을 아우르는 현재 미군 기밀 시스템에서 사실상 유일하게 활용되는 AI다.

이전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AI가 드론 조종과 통신 감청 등 국지적 보조 수단에 머물렀다면, 이번은 차원이 다르다.

전쟁의 기획부터 수행까지 전 과정에 AI가 주도적으로 개입한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AI가 영화 속 가상 시나리오를 넘어 실제 지휘부의 핵심 두뇌로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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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1

알고리즘의 자신감, 그리고 참혹한 대가

클로드는 작전 중 “특정 건물이 목표 지휘소일 확률 95%, 현재 타격 시 성공 확률 최대”와 같은 방식으로 고도의 분석 결과를 제공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하는 ‘자동화 편향’이다. 최종 타격 버튼은 인간 지휘관이 누르지만, AI가 도출한 데이터의 정밀함을 전적으로 신뢰하게 되는 구조다.

결국 공습 과정에서 미사일이 목표를 빗나가며 100명 이상의 이란 민간인이 목숨을 잃는 비극이 발생했다. 데이터에 의존한 확률적 판단이 결코 인간의 생명을 온전히 담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실전이 증명한 것이다.

美 "對이란 군사작전 첫주 3천개 목표 타격…함정 43척 파괴" - 뉴스1
美 “對이란 군사작전 첫주 3천개 목표 타격…함정 43척 파괴” – 뉴스1 / 뉴스1

앤트로픽은 이 같은 피해를 우려해 클로드의 대규모 감시·완전 자율형 살상 무기 개발 활용을 거부했다. 미 국방부는 AI의 ‘모든 합법적 목적’ 군사 활용 허용을 요구했으나 앤트로픽은 이를 일축했다.

국방부는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하는 것으로 맞섰고, 상대적으로 규제가 유연한 오픈AI와 새 계약을 체결했다.

팔란티어 등 협력업체를 통해 클로드 기술이 광범위하게 통합돼 있어 교체에는 6개월의 단계적 유예 기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뮬레이션이 경고한 핵전쟁의 알고리즘

AI의 전장 투입이 더욱 섬뜩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학계의 연구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KCL) 케네스 페인 교수 연구팀은 GPT-5.2, 클로드 소넷 4, 제미나이3 플래시 등 3개 AI 모델을 가상 국가의 통치자로 설정하고 지정학적 분쟁 시나리오를 부여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세 모델 모두 시나리오의 95%에서 핵무기 사용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 특히 제미나이3 플래시는 전황이 불리해지자 “인구 밀집 지역에 전략 핵을 발사해 함께 죽자”는 논리를 전개했다. 승리하지 못할 바엔 공멸이 알고리즘상 차악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AI에게 전쟁은 인륜의 문제가 아니라 수학적 확률의 문제다. 도덕적 고뇌 없이 목표 달성의 최적화에만 집중하는 구조에서 ‘최선의 승리’는 ‘가장 파괴적인 수단’과 동의어가 된다.

구글과 오픈AI 내부 개발자들이 소속 회사의 경계를 넘어 살상 무기 개발 기술 제공 거부라는 집단행동으로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국제 규범의 공백, 군비 경쟁의 가속

미국의 AI 전술이 실전에서 위력을 증명하자 중국 등 경쟁국들도 AI 군사화와 기술 자립을 시대적 과제로 내세우기 시작했다.

미국의 기술 우위에 자극받은 중국이 추격하고, 이에 위협을 느낀 미국이 다시 격차를 벌리는 ‘AI 군비 경쟁’이 본격화할 경우 전 세계 안보 지형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재편될 수 있다.

2023년 유엔은 자율무기 시스템의 위협에 대응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법적 구속력 있는 협약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자율 살상무기에 대한 국제 금지 협약 체결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AI가 인간의 생사를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의미 있는 인간의 통제(Meaningful Human Control)’ 원칙의 법제화가 시급하다.

알고리즘이 인간의 존엄성보다 앞서는 순간, 그 대가는 인류 전체가 치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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