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1.3조 방산 계약
미국·독일 제치고 한국 선택
유럽보다 20년 뛰어나다

노르웨이 국방 전문 매체 포슈바레츠 포럼이 “유럽과 한국의 미사일 기술 격차가 20년 이상”이라는 파격적 평가를 내놓자 유럽 방산 시장이 술렁였다.
그리고 노르웨이 국방물자청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9억 2200만 달러(약 1조 3000억원) 규모의 장거리 정밀타격 체계 계약을 체결하며 이 평가는 현실이 됐다.
천무 16문과 최대 사거리 500km급 미사일을 포함한 이번 계약은 단순한 무기 구매가 아니다.
미국 록히드마틴의 하이마스와 독일 KNDS의 유로-풀스를 제치고 한국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글로벌 방산 질서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는 사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노르웨이 보수당 국방 대변인 피터 프뢰리히는 의회 발언에서 천무의 “적진 깊숙한 곳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현대전의 결정적 요소로 강조했다.
2031년까지 순차 납품될 예정인 이번 계약은 유럽 전역에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냉전 이후 멈춘 유럽, 50년 달린 한국

유럽 방산 업계의 자기 평가는 냉정했다. 포슈바레츠 포럼은 유럽이 냉전 종료 후 평화 국면에 안주하면서 장거리 정밀 미사일의 대량 생산 능력을 상실했다고 분석했다.
군비 축소와 생산라인 폐쇄가 반복되면서 핵심 기술 인력과 노하우가 급속히 소실된 것이다. 연구원 파비안 레네오프마는 “기술 축적이 장기간 정체됐다”며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반면 한국은 북한의 지속적인 군사 위협 속에서 미사일 생산 라인을 50년 이상 단 한 번도 중단하지 않았다. 반복된 실패와 폭발 사고를 극복하며 축적한 데이터와 경험이 현재 경쟁력의 기반이다.
더욱 결정적인 것은 수직 통합 공급망이다. 한국은 미사일 동체, 고체 추진제, 위성항법 연동 유도 알고리즘까지 독자적으로 개발·생산하며 외부 의존도를 최소화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소직계열화’라 부르며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없는 산업적 자산으로 평가한다.
독일 탈락시킨 ‘공급망 안정성’

노르웨이가 독일 대신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독일 KNDS의 미사일 시스템은 미국 부품과 이스라엘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정치적 변수에 따라 공급이 중단될 위험이 있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NATO 국방비 증액 압박 속에서 노르웨이는 외부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공급 구조를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대표는 “노르웨이에 수출한 K9 자주포 운용 지원을 통해 쌓인 신뢰와 정부의 적극적인 방산외교가 결합해 계약이 성사됐다”며 정부-기업 ‘원팀’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2025년 10월 강훈식 대통령 특사가 노르웨이를 방문해 이재명 대통령 친서를 전달했고, 11월에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노르웨이 국방장관과 직접 면담했다.
이러한 고위급 외교가 기술력과 결합해 최종 계약으로 이어졌다.
폴란드 이어 노르웨이… 유럽 확산 본격화

노르웨이의 선택은 단발성 사건이 아니다. 폴란드는 이미 2022년 10월 천무 기본 계약을 체결했고, 2024년 4월 추가 계약으로 총 290대 도입을 확정했다.
이 선례가 노르웨이 결정에 강력한 신뢰 신호로 작용했다. 방산 전문가들은 노르웨이의 최종 승인이 루마니아 등 현재 협상 진행 중인 다른 유럽 국가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한국 방산은 더 이상 ‘보조적 선택지’가 아니라 ‘주력 대안’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특히 기술 이전과 현지 협력에 적극적인 태도가 미국 무기 도입 대비 유럽 국가들에 더 큰 자율성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국이 기술 추격자에서 규칙 제정자 위치로 이동했다”며 “이 변화는 전차, 방공 체계 등 다른 분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노르웨이의 1조 3천억원 결정은 단순한 계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유럽이 금융과 서비스 산업에 집중하는 동안 한국은 제조업 기반과 기술 주권을 지켜냈고, 그 결과가 현재의 격차로 나타났다.
2029년까지 천무 발사장치가, 2031년까지 미사일이 순차 납품되면서 한국 방산의 유럽 진출은 본격화될 전망이다. 미사일 기술을 중심으로 한 이번 승리는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한국의 위치를 재정의하는 분기점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