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골든티켓’ 잭팟”… ’40억’ 굴욕당했던 이곳, 이젠 ‘2600억’ 쏟아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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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무 차체 공급사 폴란드 옐치
2600억 현대화 투자 단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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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무 차체 공급사 폴란드 옐치, 2600억 투자 단행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육군

한국산 K239 천무 다연장로켓을 실어 나르는 폴란드 군용 트럭 옐치(Jelcz)가 대규모 체질 개선에 나섰다.

불과 4개월 전 납기 지연으로 약 40억 원의 위약금을 물고 경영진이 교체되는 수모를 겪었던 이 회사가, 이번엔 무려 2,600억 원 규모의 현대화 투자를 단행하며 ‘반전 카드’를 꺼내 든 것이다.

폴란드 국방그룹(PGZ)의 이번 투자는 단순한 설비 확장이 아니다. 향후 수년간 필요로 하는 1만 대 이상의 특수 차량을 독자 생산하겠다는 야심찬 선언이자, 한국 방산업계에겐 유럽 시장 진출의 숨통을 트이게 할 전략적 호재다.

옐치는 폴란드 방산의 ‘숨은 주역’이다. 한국산 천무 다연장로켓의 8×8 차체 공급자일 뿐 아니라, 미국산 M1A2 에이브람스 전차를 나르는 중장비 수송차 ‘야크(Jak)’의 기반이기도 하다.

폴란드군 거의 모든 부대에서 이동형 지휘소, 레이더 기지, 탄약 수송 임무를 수행하는 이 트럭 없이는 폴란드 육군의 기동성 자체가 마비될 정도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생산 병목으로 납기를 지키지 못해 1,000만 즈워티(약 40억 원)의 위약금을 부과받으며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었다. 이번 투자는 바로 그 ‘생산 지옥’에서 벗어나기 위한 결단이다.

2,600억 원 투입, ‘생산 병목’ 해소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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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무 / 출처 : 연합뉴스

폴란드 국방그룹(PGZ)은 자본투자펀드(FIK)를 통해 7억 5,600만 즈워티를 집행, 옐치-라스코비체 공장의 전면 현대화에 착수했다.

투자 핵심은 생산 역량의 ‘수배 증대’다. 현재 옐치는 단일 공장 체제로는 폴란드군의 폭증하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었고, 이는 지난해 납기 지연 사태로 직결됐다.

PGZ는 이번 투자로 라치부시(Racibórz) 제2공장과 민간 협력업체 아우토산(Autosan)까지 연계한 ‘3거점 생산 체제’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아우토산은 2025년 12월부터 옐치 442.32 모델 생산을 이미 시작했다.

아담 레슈키에비치 PGZ 회장은 “옐치는 폴란드군의 모든 유닛에 존재한다”며 “이번 현대화로 군의 요구와 수출 수요에 완벽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무·에이브람스 싣는 ‘전술 플랫폼’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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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무 / 출처 : 연합뉴스

옐치의 진화는 양적 팽창에 그치지 않는다. 독립 현가장치를 적용한 차세대 모델 663.45(3축), 883.57(4축)을 설계 중이며, 향후 2축·5축 변형 모델까지 제품군을 확장해 외산 트럭 의존도를 낮춘다는 전략이다.

이는 곧 폴란드가 독일의 MAN이나 메르세데스-벤츠에 맞설 ‘자체 군용 트럭 강자’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다.

한국 입장에서 주목할 대목은 천무 공급망의 안정화다. 천무는 옐치 8×8 차체에 한국산 발사 모듈과 폴란드산 토파즈(TOPAZ) 사격통제 시스템을 결합한 ‘한·폴 합작품’이다.

옐치의 생산 정상화는 곧 천무의 폴란드 현지 인도 속도를 높이고, 후속 수출 계약 체결의 촉매가 될 것이다.

한국 방산, 폴란드를 유럽 진출 교두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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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무 / 출처 : 폴란드 군단

폴란드의 전략은 명확하다. 한국 무기를 수입하되, 자국산 차체와 시스템을 결합해 ‘메이드 인 폴란드’ 비율을 최대화하는 것이다.

이는 일견 한국 업체의 수출 몫을 줄이는 듯 보이지만, 장기적으론 NATO 시장 진출의 ‘골든 티켓’이다.

폴란드를 거쳐 완성된 K-무기 체계는 유럽 현지 생산·정비 기반을 갖춘 ‘신뢰 가능한 통합 전투 시스템’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크다. 1만 대 규모의 특수 차량 수요는 단일 국방 트럭 시장으로선 매우 큰 물량이다.

옐치가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단가를 낮추고 품질을 높인다면, 한국 무기 체계의 가격 경쟁력도 함께 상승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NATO 동부 방위선의 핵심인 폴란드가 자체 생산 역량을 키우는 것은, 한국 방산에게도 ‘동유럽 거점 확보’라는 전략적 자산을 의미한다.

옐치의 2,600억 원 투자는 폴란드 국방 자립화의 이정표이자, 한국 방산업계에겐 유럽 진출의 숨통을 트이게 할 ‘전략적 동맹 강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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