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인데 800억 들어요”…폴란드가 한국 잠수함 거절한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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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가 한국 잠수함
손사래 친 ‘진짜 속사정’
폴란드
사진=연합뉴스

한국 방산 외교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2025년 말 퇴역한 해군 1호 잠수함 장보고함을 무상으로 공여하겠다는 한국의 제안을 폴란드가 2026년 3월 초 최종 거절했다.

30년 넘게 운용된 1200톤급 재래식 잠수함을 ‘공짜로 준다’는 제안을 거부한 이유는 무엇일까. 폴란드 입장에서는 무상이 결코 무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폴란드의 8조원 규모 오르카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장보고함 공여를 전략 카드로 꺼냈다. 조건은 명확했다.

한국 업체가 선정되면 정비비까지 한국이 부담하고, 탈락하면 정비비는 폴란드 몫이라는 것. 하지만 스웨덴 사브가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폴란드는 장보고함을 받으면 약 800억원의 정비 비용을 자체 부담해야 하는 처지가 됐고, 결국 주한폴란드대사관을 통해 공식 거절 의사를 전달했다.

이번 사건은 방산 외교에서 ‘무상 공여’가 갖는 한계를 여실히 보여준다. 표면적으로는 공짜지만, 실제로는 막대한 숨은 비용이 따라온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800억원 정비비의 함정, 무상공여의 역설

폴란드
사진=연합뉴스

폴란드가 장보고함을 거절한 첫 번째 이유는 명확하다. 800억원이라는 정비 비용이다. 30년 이상 운용된 노후 잠수함을 다시 작전 가능한 상태로 만들려면 대대적인 정비가 필수다.

추진 체계, 무장 시스템, 통신 장비 등 핵심 부품 교체만 해도 수백억원이 소요된다. 한국 업체가 오르카 프로젝트를 수주했다면 이 비용을 한국이 부담할 예정이었지만, 스웨덴 사브가 선정되면서 폴란드가 전액 떠안게 됐다.

여기에 운용 효율성 문제가 결정타를 날렸다. 장보고함은 독일 209급 잠수함을 기반으로 한국이 수차례 성능 개량을 거친 전력이다. 반면 폴란드가 도입할 스웨덴제 신형 잠수함은 완전히 다른 기술 체계를 갖췄다.

두 종류의 잠수함을 동시에 운용하려면 정비 인력, 부품 공급망, 운영 프로토콜을 이중으로 갖춰야 한다. 폴란드 해군 입장에서는 비용 대비 효율이 극도로 낮은 선택이었다.

스웨덴 사브의 ‘절충 교역’ 승부수

폴란드가 한국 대신 스웨덴을 선택한 배경에는 사브가 제시한 절충 교역(offset) 조건이 있었다. 절충 교역은 무기 수출국이 수입국의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일종의 ‘기술 이전+현지 생산’ 패키지다.

사브는 3000톤급 신형 잠수함 3척을 공급하면서 폴란드 현지 생산 비율을 높이고, 관련 기술을 이전하겠다는 제안을 했다. 폴란드 입장에서는 단순히 잠수함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국 방산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였다.

한국도 K2 전차와 K9 자주포 등에서 폴란드 방산 점유율이 높지만, 이번 잠수함 사업에서는 스웨덴의 조건이 더 매력적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일각에서는 “장보고함 공여가 양국 협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지만, 폴란드의 실질적 판단은 달랐다. 이미 스웨덴과 기술 통합을 선택한 마당에 추가 장비는 부담일 뿐이었다.

폴란드 양도가 무산되자 한국 정부는 페루를 비롯한 남미와 동남아시아 국가로 방향을 틀었다. 페루는 이미 한국으로부터 6천억원 이상의 수상함을 주문했고, 잠수함 공동 개발도 추진 중이다.

한국은 과거 퇴역 수상함을 필리핀과 페루 등에 공여한 전례가 있으며, 이때의 인연이 훗날 한국산 무기 도입으로 이어진 사례가 많았다.

페루는 폴란드와 달리 장보고함과 유사한 기술 체계를 이미 운용하고 있어 통합 운용이 수월하다. 정비 인프라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구축할 수 있다.

방산 업계 관계자는 “페루가 장보고함을 공여받으면 한국 잠수함 기술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향후 신형 잠수함 도입 시 한국 제품을 우선 검토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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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폴란드가 스웨덴 잠수함을 도입하기로 한것은 뼈아픈 일이네요.깊이있게 상황을 점검.개선해서 이런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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