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해군 370척 대 미 해군 290척. 약 80척의 격차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미 국방부가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전략적 위협의 실체이며, 인도태평양 패권 경쟁의 핵심 변수다.
이 수적 열세를 뒤집기 위해 미 해군이 꺼내든 카드는 ‘유령 함대’다. 고가의 구축함 한 척을 건조하는 비용으로 무인수상정 40척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 아래,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형 무인수상정 전력을 현재 4척에서 2030년까지 30척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구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전력 보강이 아니다. 유인 대형함과 무인 자율체계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함대’ 전략으로, 해상전의 패러다임 자체를 재편하려는 시도다.

290척 대 370척…숫자의 열세를 기술로 뒤집는다
미 해군의 전략 전환은 명확한 수치에서 출발한다. 중국 해군은 370척 이상의 함정을 보유하며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고, 미 해군의 290척과 비교하면 80척 이상의 격차가 벌어져 있다. 같은 속도로 유인 함정을 늘려 따라잡는 건 예산과 시간 모두 현실적이지 않다.
미 해군이 주목한 돌파구는 비용 효율이다. 최신형 구축함 한 척의 건조비로 중형 무인수상정 40척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은 전력 구성의 논리를 근본적으로 바꾼다. 38m급 중형 무인수상정들이 광활한 수역에 분산 배치되고, 유사시 네트워크로 연결돼 표적 정보 제공과 임무 지원까지 수행하는 구도다.
리플리케이터에서 H38까지…한국 방산이 ‘유령 함대’에 올라탄다
미 국방부의 ‘리플리케이터(Replicator)’ 이니셔티브가 이 전략의 제도적 뼈대를 제공하는 가운데, 한국 방산기업들이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한화디펜스USA는 미국 자율항행 전문기업 매그넷디펜스와 MOU를 체결하고, 38m급 중형 무인수상정 ‘H38’을 공동개발 중이다.
!["구축함 1척 값으로 무인함 40척 산다"…미 유령함대 전략, 중국 370척 수적 열세 '역전 도전' 3 [르포] 24시간 NLL 지키는 '유령' 함대…'군집 무인수상정' 첫 시연 - 뉴스1](https://www.reportera.co.kr/wp-content/uploads/2026/04/news1_EC9CA0EBA0B9_ED95A8EB8C80_20260423_180314.jpg)
HD현대중공업은 미국 AI 방산 기업 안두릴과 손잡고 울산 조선소에서 시제품을 건조하고 있으며, 2026년 10월 진수를 목표로 연말까지 미국 연안 시운항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 내 생산 확대도 검토 중으로, 한국의 조선 생산 능력과 미국의 자율화 기술이 결합하는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서해가 ‘그림자 전쟁’의 무대로…한국 해군의 과제
미 해군의 무인전력 7배 증강이 현실화될 경우, 그 여파는 한반도 주변 해역으로 직결된다. 서해와 동중국해는 미·중 양국의 무인 함정들이 서로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그림자 전쟁’의 주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유인 함정 중심으로 운용되어온 한국 해군에게 이는 작전 개념의 전환을 요구하는 신호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의 무인함·로봇 조선소 투자를 “단기 수주를 넘어 미 해군 산업 파트너로 자리 잡겠다는 장기 포석”으로 분석하며, 무인 체계와의 합동 작전 능력 확보가 향후 한국 해군의 핵심 생존 과제로 부상할 것이라 내다본다.
구축함 1척의 비용으로 무인함 40척을 채우는 미국의 셈법은 단순한 예산 효율을 넘어, 동북아시아 해상 질서를 다시 쓰려는 전략적 의지의 표현이다. 2030년을 향해 빠르게 전개되는 이 무인 함대 경쟁에서, 한국이 어떤 위치를 선점하느냐가 인도태평양 안보의 또 다른 변수가 되고 있다.



















